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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열흘 간 아이의 병치레를 수발하느라 내 몸도 완전히 녹초가 되었다. 켜켜이 쌓인 피로에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두번째 주말이 되자 서서히 몸이 돌아온다. 살짝 근질근질했다.
그래, 내일부터 다시 새벽에 달려보자.
일요일 저녁 운동복을 챙겨 거실에 두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월요일 새벽 5시,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몸보다 마음이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알람이 울렸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화요일도 수요일도 마찬가지였다. 목요일 새벽도 실패.
목요일은 크리스마스였다. 쉬는 날이다. 새벽 달리기는 아니지만, 가족과 아침식사를 하고나서 억지로 짬을 내어 밖으로 나갔다. 엉망진창이었지만 5km 를 달렸다. 일단 성공! 순환의 시작이다.
영하5도의 추운 날씨에 오랜만에 달려서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다. 시간에 쫒겨 페이스 조절은 커녕 그냥 달렸다. 코끝이 얼어 감각이 무뎌졌고, 두 겹으로 입은 바지 사이로 찬바람이 스며들어 허벅지가 시렸다. 그래도 달리고 나서 드는 상쾌한 기분은 그대로였다.
고작 5km 대충 달리기였지만, 건강한 생활로 돌아간다는 신호탄이었다.
며칠더 무너져도 괜찮다.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걷기 시작하는 것.
설령 한 걸음도 떼지 못했더라도, 몸의 방향을 바꾸는 것. 고개를 돌려 목표를 향하는 것.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시작은 늘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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