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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연재] 4화 시간을 주무르다 2 시간을 통제하는 능력은 그 날 이후로 날이 갈수록 능숙해졌다. 나는 더 이상 하원하러 가는 길에 뛰지 않는다. 여전히 마주치는 담배 빌런들을 벌주며, 길에서 스치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천천히 아이에게 향한다. 그 사이 나의 삶 곳곳에 이 능력이 스며들었다.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이런 순간이다. 아침 5시, 알람 소리에 눈이 뜬다. 알람을 끄자마자 시간을 멈춘다. 그리고 다시 눕는다. 마음껏, 질릴 때까지 잔다. 꿈만 같지 않은가? 한참을 자고 자연스럽게 눈을 뜨면, 시계는 여전히 알람을 끈 그 순간, 5시 그대로다. 나는 그제서야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한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달리기를 하고 돌아온다. 이제 잠을 핑계로 달리지 못하는 날이 없다. 계획한대로 운동을 한다. 출근 전, 아침.. 2026. 4. 6.
[소설연재] 3화 시간을 주무르다 1 왜 나에게 이런 능력이 생긴 걸까?아무리 고민해도 이런 이상한 일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이제 고민하지 말자.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 내 마음대로 해보자.”이제 내 고민은 하나였다.언제, 어떻게 이 능력을 테스트해볼 것인가.의외로 그 순간은 빨리 찾아왔다.퇴근 후, 지하철역을 나서는 길이었다.‘지금이구나.’아이를 하원시키러 가는 길이었다.여기서부터 어린이집까지는 팔백 미터쯤 된다. 평소라면 이때부터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로 뛰었다. 머릿속으로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는 타이밍을 계산하고, 여기서 건널지 다음 횡단보도로 갈지 재빨리 판단해야 했다. 늘 분주하고 촉박한 시간이었다.바로 그 분주함이 밀려오려는 순간, 손목의 스마트워치가 진동했다.시간을 멈추시겠습니까?확인 버튼을 누르자 세상이 다.. 2026. 3. 30.
[소설 연재] 2화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퇴근 후 어린이집으로 바삐 향했다.교실에서 나오는 아이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아이는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쫑알쫑알 얘기하기 시작했다.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낮잠이불과 가방을 챙겨 들었다. 아이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퇴근 전의 일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무슨 일이지?‘’내가 너무 피곤해서 잠시 졸았나?‘’기절…? 그건 아닌데…‘딴생각도 잠시.아이가 손을 놓고 앞으로 뛰어나갔다. “ㅇㅇ아, 뛰지말고, 엄마랑 같이 가야지!” 급히 따라가 아이 옷을 붙잡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도어록을 누르고 문을 열었다. 본격적인 육아의 시작.저녁 준비를 시작 했다. “킥보드 타고 싶어요, 엄마.”“지금은 엄마가 저녁 준비 중이야. 이따 아빠 오면 같이 나가자.““아니야, 아니야. 지금 나가... 2026. 3. 22.
[소설 연재] 1화 능력의 발견 3월의 나른한 오후.몸이 이렇게 나른해지는 걸 보면 봄이 오긴 했나보다.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이번주 내내 끌어오던 주문 진행을 오전에 마무리했다.개운한 마음으로 점심도 특별히 쌈밥정식을 푸짐하게 먹었다.오후에는 쉬엄쉬엄 있다가 퇴근하면 된다.그런데 막상 이렇게 여유있을 때면 시간이 너무나 안간다.네이버, 네이트, 다음에 올라온 국제·정치·사회·연예 뉴스를 다 훑어보고, 밀린 생필품 쇼핑을 했다.카톡으로 친구들과 수다를 좀 떨어보려 하지만, 다들 바쁜지 아무도 대답이 없다.“에휴, 시간이 멈춘건가, 왜 이렇게 더디 갈까?”현재 시각 네시 반.퇴근까지 아직도 한시간 반. 이번 주에는 새벽 달리기를 네번이나 했다.게다가 어젯밤에는 새로 공개된 드라마 시리즈를 보느라 열 두시가 넘어서야 잤다.몸이 무섭다.눈꺼.. 2026. 3. 15.
새로운 어린이집에 입학했다.그리고 달렸다. 바야흐로 3월, 아이가 새로운 어린이집에 입학했다. 새로운 곳에 들어가 한 구성원이 된다는 건 꽤 까다로운 일이다. 나 역시 학창시절,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이 1년 중 가장 힘든 시기였으니 42개월 아이는 오죽하랴.첫날이 목표는 단순했다. 어린이집에 등원해 교실에 들어가는 것. 예전에 다녔던 어린이집이 오순도순한 곳이었다면, 여긴 제법 크고 넓어 마치 학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선생님과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눴다. 발랄하고 산뜻한 분위기의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아이는 두리번거리며 ‘여긴 어디야 도대체? 왜이렇게 새로운 장난감들이 많아’ 라는 듯, 넓은 교실 안에서 앞으로 또 옆으로 새로운 물건들을 탐색하기 바빴다. 나도 함께 교실 분위기를 살피다 아이의 바빠보이는 뒤통수에다 대고 말했다.. 2026. 3. 7.
어린이집 졸업, 감사 편지 아이가 어린이집을 졸업 했다. 감사한 분들께 편지를 써, 선물과 함께 전달했다. 아이에게도 편지로 엄마의 마음을 남겨 놓았다. (먼 훗날 아이에게 전해주어야겠다.)oo에게,아직 걷지도 못해 신발도 필요 없던 생후 9개월, 처음 어린이집을 가던 날이 떠오른다. 그 때는 엄마 품에 안겨 오가던 아기였지. 이제는 킥보드를 타며 재주를 부리는 엉아가 되어 졸업을 하게 되었구나.푸근하고 선하신 선생님들, 다정했던 친구들과 작별하고 이제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시간이야. 네가 어린이집에서 잘 지내는 동안 엄마도 함께 보살핌을 받은 것 같아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한 마음이 든단다.엄마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oo가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씩씩한 사람으로 자라는 것. 우린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해 낼 꺼야. 언제나.. 2026.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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