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어린이집으로 바삐 향했다.
교실에서 나오는 아이를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아이는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쫑알쫑알 얘기하기 시작했다.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낮잠이불과 가방을 챙겨 들었다.
아이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
퇴근 전의 일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무슨 일이지?‘
’내가 너무 피곤해서 잠시 졸았나?‘
’기절…? 그건 아닌데…‘
딴생각도 잠시.
아이가 손을 놓고 앞으로 뛰어나갔다.
“ㅇㅇ아, 뛰지말고, 엄마랑 같이 가야지!”
급히 따라가 아이 옷을 붙잡았다.
——————
집에 도착하자마자 도어록을 누르고 문을 열었다.
본격적인 육아의 시작.
저녁 준비를 시작 했다.
“킥보드 타고 싶어요, 엄마.”
“지금은 엄마가 저녁 준비 중이야. 이따 아빠 오면 같이 나가자.“
“아니야, 아니야. 지금 나가.”
“…지금은 안돼.”
“지금 킥보드 탈거야.”
“…“
“엄마, 엄마. 말해봐요!“
“안된다고 했어.”
“킥보드 탈 거야!”
오랜만에 또 시작이다.
——————
아이가 떼를 쓸수록, 나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다.
어느 박사님의 말이 떠올랐다.
이럴 땐 단호하게 “기다려!” 하고, 그냥 할 일을 하라고.
하지만 그 ‘징징거림’을 버티는 건
생각보다 매우 고통스럽다.
지금이 그런 순간이다.
속에서 뭔가 끓어올랐다.
곧 터질 것 같았다.
——————
십오분째 이어지는 울음.
머리 위에 연기가 피어오르듯, 과부하 상태에 들어갔다.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손목에서 강한 진동이 왔다.
온몸에 전기가 흐르듯.
눈 앞이 갑자기 깜깜해졌다.
분명 눈을 뜨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뭐지?’
침을 꿀꺽 삼키는 순간.
다시 세상이 밝아졌다.
그런데,
아이는 우는 얼굴 그대로 멈춰있다.
TV화면도, 창 밖의 차도, 지나가던 사람도
전부 정지 상태.
정적.
완벽한 정적.
——————
숨을 크게 한번 쉬었다.
아이에게 다가갔다.
눈물과 콧물이 흐르다 멈춘채 얼굴이 우느라 일그러져 있었다.
아이의 눈앞에 손을 위아래로 흔들어보지만,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진짜야?”
창가로 가 보았다.
지나가던 사람이 버린 종이컵이 채 땅에 떨어지지 않고 허공에 떠 있다.
발을 내딛다 말고 공중에 걸린 듯 서 있는 사람들.
소름이 돋았다.
——————
‘시간이 멈춘 것인가?’
스마트워치를 봤다.
[시간을 멈춥니다]
[그만하기]
손이 떨렸다.
그래도 버튼을 눌렀다.
——————-
세상이 다시 움직였다.
아이 울음이 이어졌다.
마치 끊겼던 영화가 다시 재생되듯.
방금 전까지의 일들이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분명히 멈췄었다.
-—————
화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아이에게 다가갔다.
울고 있고 있는 아이를 조용히 끌어안았다.
“ㅇㅇ아, 괜찮아. 엄마 여기 있어.”
아이의 울음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나는 아이 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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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연재] 2화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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