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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어린이집에 입학했다.그리고 달렸다.

by myview250528 2026.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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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3월, 아이가 새로운 어린이집에 입학했다.

새로운 곳에 들어가 한 구성원이 된다는 건 꽤 까다로운 일이다. 나 역시 학창시절,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이 1년 중 가장 힘든 시기였으니 42개월 아이는 오죽하랴.

첫날이 목표는 단순했다. 어린이집에 등원해 교실에 들어가는 것. 예전에 다녔던 어린이집이 오순도순한 곳이었다면, 여긴 제법 크고 넓어 마치 학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선생님과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눴다. 발랄하고 산뜻한 분위기의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아이는 두리번거리며 ‘여긴 어디야 도대체? 왜이렇게 새로운 장난감들이 많아’ 라는 듯, 넓은 교실 안에서 앞으로 또 옆으로 새로운 물건들을 탐색하기 바빴다.

나도 함께 교실 분위기를 살피다 아이의 바빠보이는 뒤통수에다 대고 말했다.

“ㅇㅇ아 우리 이따가 만나. 엄마는 11시 반에 올게. 점심 먹기 전에 오는거야”

선생님께 거의 조아리다시피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교실을 나왔다.

집으로 향하는 길,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그제서야 햇살이 한층 따뜻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아, 3월이구나. 봄이 왔구나.

집에 도착하니 11시반까지는 두시간 남짓 남았다. 오랜만에 봄 기운을 느껴보고 싶어 달리기 준비를 했다.

7 킬로미터를 달려보자. 한강으로 나가 이쪽으로 뛸까 저쪽으로 뛸까, 좌우 갈림길에서 잠시 망설이다 어린이집 방향으로 뛰기로 했다. 혹시라도 연락이 오면 바로 달려갈 수 있게 말이다. (그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다!)

천천히 발을 내딛으며 달리기를 시작했다. 한결 가벼운 차림으로 나왔더니 몸도 마음도 가뿐했다. 이런 호사스런 시간이 대체 얼마만인가, 하며 감격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아이가 독감을 앓았고, 긴 명절 연휴를 보냈고, 다시 아이가 기관지염을 겪었다. 어린이집 졸업까지 겹쳐서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낮 시간에 여유롭게 혼자 여유를 부린 기억이 까마득했다. 혹독하게 지나온 일들에 대해 깊이 빠져서 뛰고 있다는 것 자체를 잠시 잊은 순간도 있었다.

그리고 달리며 생각했다. 아이는 늘 그랬듯이 내 걱정이 무색하게 잘해낼 거라고. 미리 걱정하면 앞으로의 나쁜 일을 막을 수 있다는 듯 숙제처럼 곱씹어 걱정하는 나 자신을 좀 자제해도 좋겠다고.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이 어느새 7킬로미터를 다 뛰었다. 걱정과 스트레스로 무거웠던 몸은 땀과 함께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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