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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통제하는 능력은 그 날 이후로 날이 갈수록 능숙해졌다.
나는 더 이상 하원하러 가는 길에 뛰지 않는다. 여전히 마주치는 담배 빌런들을 벌주며, 길에서 스치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천천히 아이에게 향한다.
그 사이 나의 삶 곳곳에 이 능력이 스며들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이런 순간이다.
아침 5시, 알람 소리에 눈이 뜬다. 알람을 끄자마자 시간을 멈춘다. 그리고 다시 눕는다. 마음껏, 질릴 때까지 잔다. 꿈만 같지 않은가? 한참을 자고 자연스럽게 눈을 뜨면, 시계는 여전히 알람을 끈 그 순간, 5시 그대로다.
나는 그제서야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한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달리기를 하고 돌아온다. 이제 잠을 핑계로 달리지 못하는 날이 없다. 계획한대로 운동을 한다.
출근 전,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시간에도 다시 멈춤.
식사 준비를 모두 끝내고 나면 6시 45분. 그제서야 아이와 남편을 깨운다.
이런 날들이 이어지면서 점심시간에 챙기던 쪽잠도 더는 필요ㅍ없어졌다. 이미 충분히 자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새 낯설고 무섭기까지했던 이 상황은 완전히 일상이 되었다.
삶은 평온해졌고, 나는 비로소 생기를 되찾아갔다.
그날, 그곳에서 그것을 보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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