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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연재] 5화 개입

by myview250528 2026.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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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하러 가는길.

아이 주려고 챙긴 말랑카우 4개를 주머니안에서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지하철 역을 나왔다.

눈을 꽉 감고 힘을 준다.

[시간 정지]

이제는 익숙해진 정지된 세상.

오늘은, 다른 길로 가볼까.

오래된 주택사이의 좁은 골목길로 접어 들었다.

‘음, 저긴 무슨 일이지?’

골목길 끄트머리에 한 남자가 어정쩡하게 기울어진 자세로 서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두 팔이 앞으로 향해 있고 몸이 기울어져 있다.

어디가 아파 주저앉은 건 아닐까?

얼른 가까이 가 보니,

그 남자 두 손 아래서 누군가 앉은 채 목이 졸려 있었다.

괴로워하며 일그러진 얼굴에 두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소리를 지르려 했던 걸까?

입은 벌어져 있었다.

시간이 멈추기 전에도, 그 소리는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뒷목이 서늘해졌다.

그 남자의 팔을 빼 보려하지만, 꿈쩍하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멈출 수 있다.

하지만, 타인을 움직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렇게 된 이상 못 본 척할 수도 없다.

도움이 될만한 것이 있는지 주위를 살펴보다가,  

헛옷 수거함 옆에 버려져 있는 우산을 들고 왔다.

일단 내 얼굴을 보지 못하게 뒤에서 공격해야겠다.  

시간을 다시 흐르게 했다.

힘껏 우산을 들어 그 남자의 오른쪽 어깨를 위에서 아래로 찍어 눌렀다.

악!!!! 비명을 지르는 범인.

다시 시간을 멈췄다.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평생 누굴 이렇게 해한 적이 있었던가?

범인은 오른쪽 어깨를 왼손으로 감싸고 소리를 지르는 상태로 멈춰 있었다.

다시 자세를 잡고 우산을 들었다. 숨을 고르고,

시간을 다시 흐르게 했다.

이번엔 왼쪽 어깨를 위에서 아래로 힘껏 내리 찍었다.

아악!!!!!!!

그런 다음 뒤통수를 우산으로 야구공을 치듯 휘둘렀다.

억! 하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목이 졸리던 남자는 어느새 옆에서 켁켁 거리며 몸을 일으키고 있다.

시간을 다시 멈췄다.

골목 끝에 있는 cctv가 눈에 들어왔다. 아뿔싸.

’내 얼굴이 다 찍혔을까?‘

시간은 멈춰 있었지만, 놀라고 떨리는 마음에 다급하게 그 장소를 벗어났다.

이제 어쩌지?

그놈은 나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목이 졸리던 사람은,
내 얼굴을 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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