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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많을땐 누워 있었다.
시간이 줄어들자, 삶의 밀도가 생겼다.
시간이 많았던 그 시절엔 집에서 누워 지냈다.
어떤 때는 사흘 내내 넷플릭스만 보기도 했다.
편했지만 종종 지루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시간이 없어지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밀도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
(쉴 수 있는 자유는 없지만 말이다.)
진짜 원하는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하게 되었다.
재밌는 소설을 찾아 읽고, 혼자 새벽에 달리며, 까페에서 잘 내려진 커피를 마시는 일은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이었다.
요즘의 내 생활로 말하자면 이렇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와 남편과 식사를 하고,
일터로 나가 저녁까지 일한다.
퇴근 후엔 아이를 돌본다. 저녁먹이고 목욕시키고 책을 읽어주고 재운다. 그리고 나도 함께 잠든다.
재운뒤 슬쩍 나오려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그런 하루 일과에도 나만의 순간을 만들었다.
새벽5시 달리기,
출근길에 읽는 몇 페이지,
퇴근길, 메모장에 남기는 짧은 감상,
일주일에 한편 쓰는 에세이.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지금의 나.
어느 때가 더 좋다고 말할 순 없다.
나는 나를 던졌고, 흘러간다.
몸은 이제 노화를 시작했고
나도 그 사실을 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화려한 내일을 기대하기보다
오늘을 꽉차게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더 좋아질 수 없는 정점의 운동선수처럼,
오늘이 나의 베스트가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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