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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우는 게 제일 힘들어

by myview250528 2026.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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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재우는 건 쉽지 않다


사랑스러운 아이를 무사히 잠들게 하는 일은 하루 중 가장 힘든 순간이다.

아이를 재우는 데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그 때는 내 체력이 바닥나 있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는 밤이 아쉬울 것이다. 하루 종일 놀았어도 더 놀고 싶은 마음일테니까.

우선은 책을 한 권 들고 방으로 들어간다.

휴대용 스탠드를 켜면, 읽기 전에 그 불빛으로 벽에 그림자 놀이를 한다.

“뱀이다!”

“이건 나비다. 살랑살랑 날아가요.”

그러고는 책을 읽기 시작한다.
요즘 디즈니 동화 전집을 읽고 있는데, 오늘은 엉터리 살림꾼 구피 이야기다.
아이는 그림에 꽤 집중한다.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그래서 구피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하고 끝난다.

“ㅇㅇ아, 이제 자자. 여기로 누워”
“잠깐만요! 패트롤 가이즈 변신해 주세요.”
“그래. 가져와 봐. “

나는  어릴 때도 하지 않았던 로봇 변신 기술을 익혔다.
꽤 능숙하게 로봇을 착착 변신시킨다.

“됐다! 이제 자자. 누워”

양손에 총을 쥔 변신 로봇을 머리 맡 베개 위에 잘 두고 나서 아이가 눕는다.

그리고 여러가지에 대해 쫑알쫑알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을 말하다가,
예전 일에 대해 나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한다.

“엄마, 큰소리로 얘기한 거 미안해 해야지요.”
“그래. 그때 엄마가 화나서 큰소리로 얘기했었지? 미안해”

아이는 사과를 받고 또 골똘히 생각한다.

“코 자고 어디 가요?”
“어린이집 가지”
“왜요?”
“내일은 목요일이니까. 어린이집 가서 ㅇㅇ랑 신나게 놀아야지”
“이흥 싫은데. 집에서 엄마랑 놀고 싶은데~”

그리고는 또 묻는다.

“우리 집은 벽돌 집이에요?”
“응 그렇지. 우리 집은 벽돌 집이지.”
“그래서 늑대가 불어도 안 날아가지요, 그치요?”
“그렇지. 엄청 튼튼해서 절대 안 날아가지”

아기 돼지 삼 형제 얘기가 생각나서 묻는 것이다. 대답을 듣고는 안심한다.

“엄마”
“…”
“엄마”
“….”
“엄마, 물 먹고 싶어요.”

몸을 일으킨다.
찌뿌둥한 몸은 한없이 무겁게 느껴진다.

“이제 물 한 모금 먹고 자는 거야.”

물컵을 들고 가 침실 문을 열면, 아이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침대 끝에 걸터앉아 있다.

“사장님, 고맙습니다!”

왜 사장님이 갑자기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그러고는 물을 맛있게 들이킨다.

컵을 식탁에 가져다 두고 다시 침실로 가는데,
이번엔, 아이가 방문을 닫고 안에서 힘으로 못 열게 막고 있는다.
나는 대꾸할 힘도 없어 가만히 서 있으면,
조금 있다가 아이가 문을 열고 의기양양한 얼굴을 빼꼼 내민다.  

“이제 자자.”

나는 이제 누워서, 자는 척이다.

“ㅇㅇ아. 엄마 이제 잘께. 잘자.”

아이는 얘기한다.

“엄마, 쉬하고 싶어요.”

“….”

잠시 외면해 본다.

“엄마, 쉬하고 싶어요.”

순간, 절망이 밀려온다.

몸이 천근만근이다.

하…

또 몸을 일으킨다.

아이와 함께 화장실을 다녀온다.

이제 나는 힘이 없다.

침대에 가서 눕는다.

“엄마 이제 잔다. 굿나잇!”

아이는 베개를 들고 침대에 서서 벽에 어디까지 닿나 보기도 하고,

자는 척하는 나를 두고 발밑 이불 속에 숨어 보기도 한다.

감은 내 눈을 손가락으로 강제로 뜨게 만들었다가, 볼과 이마에 뽀뽀를 한다.

반응이 없자 살금살금 문을 열어 나가본다.

그러다 밖에서 있던 아빠에게 엄중 경고를 받는다.

“ㅇㅇㅇ! 들어가서 자야지~ 얼른 들어가”

살금살금 나가는 것에 열중해, 밖에 아빠가 있을 거란 생각을 못한 아이는 울먹거린다.

“아니 그게 아니고…으아아아…아빠랑 같이 자고싶은데”

그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이유를 만들어낸다.

뒷걸음질로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울음은 뚝 그친다.

다시 침대로 올라와, 꼬물꼬물 뭘 부시럭부시럭 만지며 또 중얼중얼한다.

그러다 누워 한참 천장을 눈을 꿈뻑 거리며 바라보기 시작한다.

긴 속눈썹이 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그 간격이 점점 길어지다가 마침내.

눈을 감고 꿈나라로.

쌕쌕 숨을 쉰다.

아이는 어릴 때부터 잠이 들면 입을 짭짭 거린다.

꿈에서 무얼 먹는지. 짭짭짭.

그리고 이불에 수놓아진 별, 달, 하트 무늬를 손으로 만지작 만지작.

그 손가락 움직임이 서서히 느려지다가 느려지다가, 멈춘다.

완전히 잠에 빠져드는 그 순간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런데, 아이의 에너지가 다해가기를 기다리다가 정작 먼저 졸려 오는 건 나다.

처음엔 아홉 시 반이면 재우고 살금살금 나왔는데,

이제는 아홉 시에 불을 끄고 잘 준비를 시작해서 열시 반이 넘어도 안 잘 때가 있다.

문득 잠들었다가 화들짝 놀라 깨면 새벽 한시.

“정말 후. 오늘도 이러네”

티비도 조금보고,

핸드폰도 조금하고,

수다도 떨다가,

졸릴 때 들어와 자고 싶었는데.

저쪽으로 폰을 밀어 두고, 베개 위로 머리를 푹 누르고는 눈을 감는다.

‘내일도 이렇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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